고향

by 통준회 posted Apr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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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정을 통해 고향을 경험한다.
친구가 있는 바로 그곳이 고향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는 말한다.
"나에게 고향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친구들 안에 있다."

하인리히 초케(1771~1848, 독일의 신학자)도 비슷한 표현을 했다.
"친구가 없는 사람은 주인 없는 땅을 이방인처럼 헤맨다."

절대왕권 치하의 시민들이 스스로를 무기력하거나

필요 없는 존재라고 느꼈던 로코코 시대에,
우정은 존재의 충만함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것이었다.
샤토브리앙(1768~1818)이 표현했듯이,
사람들은 "텅 빈 세상에서 꽉 찬 마음을 안고" 우정을 향해 갔다.

우정은 사람들이 고향을 느끼는 '장소'가 되었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익명의 사회 안에도 '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장소,

고향이 필요한 것이다.
"친구가 있는 곳에 고향이 생긴다"는 말은

그러므로 오늘날에도 역시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