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겨들어야할 말

by 도토리 posted Jun 0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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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과 절대 시비붙지 마세요.

한국인들은 싸움을 잘한다는 말이 있다. 성격이 다혈질이고 ‘빨리! 빨리!’의 문화처럼 급하고 월드컵 응원전에서 볼 수 있듯 다이내믹(역동적)하다. 다혈질이고 과격하고 다이내믹한 모습은 축구시합에서 가장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한국은 세계역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게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비록 작지만, 세계적으로 윤곽을 드러내는 유명 운동선수와 예능인들, 예술가들을 배출하였다. 이는 대단히 긍정적이고 더욱 발전시켜야할 장점이다.

그러한 장점은 개인과 국가의 발전에 좋은 면이지만, 나쁘게 사용되면 심각한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보면 몇몇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에게 맞았다, 집단폭행당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한다. 그러한 소식을 들으면 우리는 마음이 불편하고 나도 당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중국인에 대한 적개심이 생기기도 한다. 누가 잘했는가의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과연 남의 나라에서 중국인들과 물리적인 충돌, 사소한 개인감정으로 그들과 신체적인 충돌이 해야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의 외국인 관리법에 보면, 외국인은 중국에서 중국의 법으로 신분보장을 받게 되어 있고 중국법과 질서를 반드시 지키고 중국의 국내정세에 관여하지 말 것을 명하고 있다. 중국인은 함부로 외국인을 신체적으로 폭행하거나 사기를 치거나 또 다른 형태의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중국인이라고 그들의 법을 모를 리가 없고 법을 적용하지 않을 리가 없다. 한국인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중국인이 일방적으로 폭행과 신체적 위해와 언어폭력을 사용한다면 증거를 확보하여 그들을 중국법으로 법적소송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곳은 외국이고 아직은 실제적인 법 정비와 실행이 오래지 않아 자칫 외국인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한 젊은 한국인이 중국대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일이 있다.

그곳은 중국의 젊은 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클럽이었다. 몇몇 중국인 남녀가 들어와 맥주도 마시고 춤도 추고 자기들끼리 오붓하게 즐기던 차였다. 이때 옆 테이블에 있던 젊은 한국인(대학생인 듯)이 중국의 젊은 이들 중의 얼굴이 예쁜 한 중국여학생에게 같이 춤을 추자고 하였다. 그 여학생은  정중하게 대답하기를 남자친구와 같이 왔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으므로 제의는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하였다. 젊은 한국인은 어느정도 술에 취했고 중국여학생에게 거절을 당하니 무안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했나 보다. 상대방이 정중하게 거절했음에도 젊은 한국인이 계속 춤을 추자고 귀찮게 하였고 여학생은 여전히 거절하였다. 나중에는 한국인은 여학생에게 화를 내기도 하였고 여학생의 따귀를 때리는 일이 있었다.

이때 이 광경을 보다못한 여학생의 남자친구가 나서서 제지를 하였고 술취한 젊은이는 그와 시비가 붙었다. 젊은 한국인은 고함도 나오고 욕설도 내지르고 하는 가운데 결국 중국인 일행 서너명에게 한국인은 흠씬 폭행을 당했고 이를 목격한 다른 한국인이 한국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한국인 교민들 사이에 소문이 급격히 퍼져나갔다.




(평소에는 순박한 중국인들-그들도 화가나면 묻지마 집단폭행을 서슴치 않는다.)

문제는 한국인 젊은이의 행태가 아니라 ‘중국인 서너명이 한국인 한 명을 집단폭행하였더라.’는 ‘~카더라’통신의 소문이 교민들에게 퍼져나갔다. 이에 영사관에서 중국공안과 함께 사실조사를 하였고 한국인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한 사건으로 일단락 되어 해당 젊은 한국인은 자기를 폭행한 중국인들에게 사과를 하였고 양 당사자는 없던 일로 하여 일을 마무리하였다.

종종 한국인이 중국인들에게 맞았다, 맞고 돈을 빼앗겼다 하는 소식을 들으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불쾌하기 이를 데가 없다. 중국이라는 한국인에게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불리한 조건 속에 사는 일도 극복하기 어려운 판에 중국인들에게 당하며 사는 일은 분노와 울분이 치솟기 이전에 외국에서 나약하기만 한 우리들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낀다. 많은 한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 발짝 물러서 생각한다면 왜 우리가 중국인들과 충돌했는 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들을 무시하고 깔보는 언행을 하지 않았는 지, 우리가 그들의 자존심을 깍아내리지는 않았는 지,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신체적 접촉을 가하지 않았는 지....

대체로 중국인들은 순박하고 외국인에게 친절하다. 지금도 그리 변함이 없으며 한국인의 60~70년 대의 심성을 가지고 있다. 혹간 중국인들의 안좋은 모습을 말하거나 비난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그들의 삶을 폄훼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려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에게는 언론의 자유가 있으므로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표현할 수는 일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에게 언론은 무척 제한적이며 특히 국가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절대 금물이다. 이 사실을 한국인은 한국인의 잣대로 판단하여 ‘한국에서는 이렇게 해도 괜찮은데 왜 중국에서는 못하게 하는 것이냐?“라고 감정적인 표출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행위는 중국인의 자존심과 그들의 규칙을 손상시키는 일로서 중국인의 분노를 야기시킬 수 있다. 세상에서 어떠한 시비도 가만히 있는 자에게 생기는 법은 없다.

또 다른 경우의 일이다.

한 중국인 핸드폰 가게에서 그곳 여직원과 다른 한국인 남자 두 명과 실랑이가 붙었다. 매장 안에서 한 60대 가까운 한국인 남자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우며 딸 같은 중국인아가씨와 언쟁을 벌이는 것이다.  

아마도 서로간의 오해로 실랑이가 붙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대의 한국인은 처음부터 고함을 지르며 육두문자를 내뱉는다. 매장 안에는 중국인이 세 명 더 있었고 다들 젊은 사람들이고 다른 중국인들도 오다가다 구경하고... 한국인 남자의 욕설은 구역질이 날 정도였으나 젊은 중국인아가씨는 전혀 화안내고 또박또박 자기할 말만 하고 있다. 아마도 한국 욕을 못알아들으니 그래서일까?

사연이야 어찌되었든, 남의 나라 여성에게 예의바르지 못하게 나잇살이나 든 분이 딸같은 여직원에게 고함에 욕설은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이다.  몹시 수치스러운 일이고 중국인들에게 ‘더러운 한국인’이라는 비난을 받는 행위를 스스로 초래하고 있다.  


그동안 몇몇 의식있는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에게 오며가며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얼마나 노력해왔는 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듯 중국인에게 함부로 해대는 한국인 몇몇 때문에 대다수의 한국인은 ‘더러운 한국인’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우리가 개인적으로는 중국인들과 그다지 친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장사란 이익을 남겨야 하므로 중국인들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 때 이문을 보고자 한다. 종종 우리는 그것을 두고 중국인들이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속인다고 말한다. 그들은 장삿군이고 그들은 이익을 취한다. 원가가 얼마이고 판매정가가 얼마인지는 그들이 결정한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흥정을 하는 것이고 가격이 안 맞으면 안사면 되고...







(한국인이 자주 이용하던 조선족시장-그들과의 가격시비가 종종 있다.)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우리가 지켜야할 부분이 있다.

상대방이 거칠고 무례하더라도 우리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 위의 경우에서도 한국인은 한국산 핸드폰을 팔려고 하였고 중국인여직원은 사려고 흥정하였다. 그러나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누가보아도 한국인이 잘했다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어찌된 상황이던 고함에 욕두문자로 외국인여성에게 욕하는 행위는 국제적인 망신이요 중국인들에게 비난받을 일이기 때문이다. 정말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만일 당시 매장 안에 있던 중국젊은이들이 서너명이 60대한국인을 폭행하였다면 어찌되었을 것인가?  

중국인들은 평소에는 말이 없고 순박하고 순화된 모습을 보이지만, 그들의 감정을 건드려서 시비가 붙는다면 절대로 혼자서 하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이 시비가 붙으면 구경을 하지 않고 옆에 있던 다른 중국인들이 같이 시비를 붙고 집단으로 폭행을 가한다. 설령 공안을 불러 오더라도 공안은 한국인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중국은 꽌시의 사회이므로 한다리 건너 친구, 이웃, 선배, 후배, 혹은 친척, 등으로 연결되어 있고 한국인과 중국인의 시비가 생기면 법이 아니라 그들만의 꽌시가 발휘된다.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이 그들에게 욕을 하고 행패를 부리고 시비를 걸더라도 섣불리 반응을 하지 않는다. 외국인들과 시비가 붙으면 법적인 처벌을 받을뿐더러 외교문제까지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길거리에서 혹은 사람들 많은 곳에서 시비가 붙으면 서로 알지 못하는 익명인들이 합세하여 한국인을 몰매놓고 그리고는 떠나버린다. 누가누구인지 알 길이 없으니 결코 공안에 잡히지 않는다.  




(교통정리 중인 중국공안과 사건 발생 장소에 도착한 공안 차량-한국인의 차량사고,, 혹은 다른 사건 발생시 이들도 대부분 중국인 편을든다.)

길거리에서 무슨 시비가 붙으면 중국인들은 ‘구경났다.’며 떼거지로 몰려와 재미있게 구경한다. 중국인끼리의 시비라면 구경도 하고 나중에는 편을 갈라 시시비비고 가리는 일로 발전한다. 그러나 한국인과 중국인이 시비가 붙으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때는 한국인이 잘했던 못했던 상관없이 저들은 중국인의 편이다.  

외국인으로 한국인은 중국에서건 베트남에서건 필리핀에서건 해당국가의 법과 질서를 지키고 그 나라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그 나라 국민들의 삶과 자존심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싸우고 심지어는 신체적인 상해까지 가한다면 본인은 물론 다른 한국인들이 감당해야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인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도 부족한 판에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은 그들에게 우리를 공격할 근거를 제시해준다.  


얼마나 중국인을 무시했으면 차마 입에 올리기 조차 민망한 저질스런 언어를 젊은 여성에게 함부로 내뱉을까? 외국에서 외국인아가씨에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무례한 일일 뿐더러 위험할 수도 있다. 그들이 우리만 못하다고 생각하고서 함부로 행동하는 지는 몰라도그저들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싫고 좋음을 아는 사람들이다. 아직도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을 더럽고 못살고 무식하다고  깔보고 있다. 그러기에 말과 행동이 함부로 나오고 그들과 물리적 신체적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분명히 알아둘 사실은 외국에서 외국인과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그것은 해당국가에서 법적처벌 대상일 뿐더러 한국에서도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한 결과를 생각한다면 우리자신은 어떠한 모습으로 행동해야하는 지  진지하게 우리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글. 폴인러브(Pol in Love) 조성만 기자 (중국 현지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