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뼈 손상엔 쿨파스, 관절염·신경통엔 핫파스

by 선동원 posted Jul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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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뼈 손상엔 쿨파스, 관절염·신경통엔 핫파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4.07.13 03:29
가정 상비약 ‘파스’ 바른 사용법
  
‘우린 파스 붙여주는 사이야.”

‘파스 투혼(鬪魂)’이란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된다. 그만큼 파스(pas)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약이다.

원래는 독일어의 ‘pasta’에서 유래했다. 독일에서 파스타는 음식명이 아니라 ‘연고’ ‘치약’을 뜻한다. 일본에서 이를 줄여 파스란 제품을 내놓은 것이 파스의 기원이다. 영문명은 ‘플라스타(plaster)‘ ‘카타플라스마(cataplasma, 습포제·찜질약)’다.

사람들은 손목·발목이 삐거나 허리가 삐끗하거나 멍이 들거나 어깨가 결릴 때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파스를 붙인다. 소염·진통 효과를 기대해서다.

가정상비약인 파스도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붙이는 네모난 파스 외에 연고·젤·에어로졸·로션 형태의 파스가 개발됐다. 쿨파스·핫파스·관절염 파스·한방파스 등 성분과 용도도 다양해졌다. 붙였을 때 뜨거운 느낌이 나는 것이 핫파스, 냉감(冷感)이 느껴지는 것이 쿨파스다.

‘파스는 다 똑같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핫파스와 쿨파스를 엇갈려 사용하면 부기나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삐거나 멍들거나 가벼운 뼈 손상을 입으면 냉찜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마찬가지로 이런 경우엔 쿨파스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쿨파스는 냉찜질용이다. 피부의 열감을 식혀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를 통해 염증이 지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타박상 초기에 온찜질이나 핫파스를 사용하면 손상부위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부종과 출혈이 악화된다.

핫파스는 열감을 이용해 피부·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신경 감수성을 낮춰 통증을 줄이고 만성 관절염·신경통의 완화·회복에 도움을 준다.

관절염 환자에겐 냉찜질보다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해 주면 혈액순환을 원활해져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통증이 경감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관절염 환자에겐 핫파스가 정답이다.

신장·심장·소화기 등의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위장 장애 등 먹는 소염·진통제에 대한 부작용을 경험한 관절염 환자에겐 케토프로펜·피록시캄 등 관절염 치료 성분이 함유된 파스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퇴행성관절염처럼 연골이 닳는 등 구조적인 변형이 시작됐다면 파스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파스는 임시변통일 뿐 통증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주는 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스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부가 약한 곳에 붙였을 때 생기는 발진과 알레르기 반응이다. 부작용의 빈도는 파스 사용자 10명중 1∼2명꼴이다.

파스를 붙인 부위에 부작용이 나타나면 밀착포가 있는 파스로 바꾸거나 파스의 네 모서리를 1∼2㎜ 정도 잘라내 그쪽으로 접착 성분이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방법이다.

피부의 염증·상처 부위와 30개월 이하의 유아에겐 파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일부 천식 환자들에겐 파스가 급성 쇼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파스를 붙인 뒤 찜질기나 전기장판 등을 이용하면 물집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파스의 효과는 보통 24시간 이상 지속된다고 광고된다. 실제 대다수 파스의 러닝 타임은 12∼48시간이다. 지속시간이 48∼72시간으로 늘린 제품도 나왔다.

파스를 장기간 사용한다면 파스를 떼어 낸 자리에 곧바로 새 것을 붙이지 말고 최소 2시간은 여유를 두고 붙이는 것이 좋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