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호전은 세로토닌 시스템이 좌우한다

by 통준회 posted Jan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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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환자가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세로토닌 시스템 이상이 정상화 돼야 투여를 중단할 수 있다는 뇌의학적 근거가 마련됐다.

강박증의 원인은 심리적 요인이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뇌의 기능적 이상, 신경계통 호르몬인 세로토닌 시스템 이상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뇌 속에서 수용체와 결합해 불안감을 조절하지만, 분비량이 적거나 붙어 있어야 하는 수용체에서 빨리 소실되면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강박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질환의 치료는 교정을 위한 약물이 중요한데, 문제는 약물 치료 시 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는 뇌 양전자단층촬영(이하 PET)으로 세로토닌과 약물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환자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 측정이 어려워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언제까지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에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건강한 일반인 12명과 약물 치료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뇌 PET을 각각 수십 차례 연구했다. 그 결과, 시간에 따른 개인별 PET 자료와 약물의 농도 변화를 동시에 분석하는 방식을 통해 세로토닌 수용체만의 밀도를 계산해내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새로운 방식을 통해 약물치료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한 결과,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됐던 강박증 환자에서 여전히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가 낮았음을 확인했다.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실질적으로 강박증의 원인이 되는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은 교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강박증 약물 치료의 한계점을 풀어낸 세계 최초의 보고”라며 “강박증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건강학적 질환에서도 심도있는 뇌연구를 가능케 했다는 게 큰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 교수팀의 주도로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정신건강연구소의 Dr. Oliver Howes 연구팀의 협업으로 진행됐고, 정신의학분야의 세계 저명 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 (Psychologica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