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갑상선암 조기 진단 필요없다"는 지적에, 국내 의료진 반응은…

by 통준회 posted Jan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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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가 우리나라의 높은 갑상선암 진단과 수술 건수를 '과학이라 여기는 미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초음파를 통한 갑상선암 진단법은 1997년에 소개됐다. 이후 3만~5만 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감상선암을 조기 검진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고, 갑상선암 진단은 1999년 10만 명당 5명에서 2011년 10만 명당 70명으로 크게 늘었다.

네이처는 '암을 조기 검진하는 것이 수명을 늘린다'는 믿음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게 한다고 주장했다. 자궁암, 폐암 등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지만,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은 조기 진단이 반드시 수명을 늘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네이처는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사망률을 근거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환자, 수술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사망률은 10만 명당 1명으로 여전히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미국 의학 전문지인 코크런의 조사 결과 전립선암 조기 검진이 사망률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없었다는 점, 토론토 대학의 조사 결과 유방암 조기 검진이 사망률과 관련이 없었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지난해 3월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가 조직되는 등 갑상선암 과잉 진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이러한 지적에 반발하고 있다.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는 "네이처의 주장이 더욱 미신"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갑상선암은 "환자마다 병의 양상이 천차만별이므로, 조기 진단을 통해 가이드라인에 맞는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네이처의 지적과 달리 과잉 진료는 없다는 것이다.

또 박 교수는 "조기검진을 통해 진행되던 갑상선암 수술이 외과 의사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것처럼 호도되는 현 상황이 크게 아쉽다"며 "오히려 수술이 늦어 전이된 환자들을 치료하는 게 더 많은 어려움을 동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