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같은 짠 음식, 중독된 입맛 되돌리려면

by 통준회 posted Jan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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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량 이상의 나트륨을 섭취하기 쉬운 현대인들의 식습관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국과 찌개 문화에 놓인 한국인의 식습관 특성상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또 생각지도 못한 음식의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도 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트륨 함량이 가장 많은 음식은 ‘짬뽕’으로, 한 그릇에 총 4000㎎이 함유돼 있다. 무심코 먹는 짬뽕 한 그릇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일일 적정 나트륨 섭취량(2000㎎)의 두 배 수준인 것이다. 또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으로는 우동에 3396㎎이, 열무냉면 3152㎎, 소고기육개장 2853㎎, 울면 2800㎎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이 외에도 부대찌개, 감자탕, 짜장면에도 함유된 나트륨량도 각각 2600㎎을 초과해 일상에서 이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태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나트륨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과다 섭취 시 고혈압이나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신장 기능을 떨어뜨려 신부전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나트륨이 몸 밖으로 배출될 때 체내에 있는 칼슘까지 함께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의외로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도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샌드위치는 평균 나트륨 함량이 1000㎎을 넘고, 커피에도 5~300㎎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짜지 않다고 해도 무심코 나트륨 권장 섭취량의 절반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 집에서 요리할 때 사용하는 장류나 소스에도 1스푼당 약 500㎎의 나트륨이 들어 있어 집밥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하루 1끼 이상 외식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8년에 비해 6% 높아진 약 30%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배달음식 등으로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혼밥족’도 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각종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  뉴욕시는 15개 이상의 식당을 운영하는 체인점은 나트륨 권장량을 초과하는 메뉴에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우리나라 역시 그간 범국민적인 캠페인 등을 통해나트륨 섭취량이 꾸준히 줄고 있으나 여전히 일일 권장량의 두배를 웃돌고 있다. 전문의들은 이런 식습관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소 나트륨 함량 여부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식품 구매 시 영양표시에 있는 나트륨 수치 확인이 권장된다.

 때문에 외식을 할 때도 주문 시 간을 싱겁게 요청하거나 양념을 따로 달라고 부탁하고,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은 적게 먹거나 젓가락만 사용해 가급적 건더기만 건져 먹는 게 바람직하다. 또 집에서 요리할 때는 조미료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라면이나 스파게티 등 가공 식품을 조리할 경우엔 소스를 덜 넣는 습관이 필요하다. 더불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도록 유도하는 채소나 과일, 우유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유태호 과장은 마약과 같이 짠맛에도 중독 위험이 있다고 충고한다. 그는 “짠맛에 익숙해지게 되면 짠 음식을 먹을 때 뇌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해 즐거움을 준다”며, “맛을 느끼는 감각세포(미뢰)는 12주면 새로 돋아나기 때문에 약 3개월가량 꾸준하게 저염식을 하면 짠 음식을 좋아하는 성향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