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사실상 정복...4000만원대 비싼 약값이 숙제

by 통준회 posted Feb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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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치료율 100%도...못해도 90%이상
12주 치료에 4000만원대 비용...일본은 99% 건보지원, 환자부담 33만원

(일본 도쿄=뉴스1) 이영성 기자 = 지난해 시판허가를 받은 C형간염 치료 신약 ‘하보니’와 ‘소발디’가 실제 치료현장에서도 높은 완치율을 나타냈다. 앞서 하보니와 소발디는 시판허가를 위한 다국가 임상3상 연구에서 각각 완치율 99%, 98%를 나타낸 바 있다. 현존하는 C형간염 치료제들 중 치료범위가 가장 넓고 치료율도 높다.

특히 두 약제는 한국에서 발생하는 C형간염 바이러스 모든 유전자 유형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C형간염은 사실상 정복 가능한 질환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3일 아시아태평양간학회(일본 도쿄)에서 발표된 일본 내 치료(이하 일본 리얼 월드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하보니는 100%의 완치율(SVR)을 기록했다. 또 다른 일본 내 리얼데이터에서 소발디는 간경변이나 간암발병력, 고령 환자가 대거 포함돼있었음에도 91.1%의 완치율과 간 수치(ALT) 감소 효과도 나타냈다.

리얼 월드데이터는 임상연구 결과가 아닌 시판후 실제 치료결과를 모은 자료이다. 보통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선행되는 임상연구와 시판 후 실제 처방치료 결과가 서로 다른 경우들도 종종 있지만, 이번 데이터는 임상연구와 결과가 유사해 의미가 크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도 C형간염 바이러스 유형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C형간염 바이러스 유형은 1~6형(각각 a·b형)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 일본, 대만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자의 80~90%가 유전자형 1b형과 2a형으로 구성된다. 각 나라의 HCV 유병률은 한국이 1.3%, 대만 4.4%, 일본 2.2%이며, 3개국에서는 소발디와 하보니는 모두 만성 C형간염 치료제로 승인돼 있다.

하보니는 소발디의 성분 소포스부비르에 레디파스비르 성분을 더한 복합제로 국내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1형 치료에 특화돼 있는 제품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집단발생한 보기 드문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유형 ‘1a’형 치료가 가능하다. 소발디는 기존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란과 병용요법으로 유전자 1~4형 치료 적응증을 받았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전자 2a형이 많다보니 주로 2형 치료에 특화돼 있다.

하보니와 소발디의 한국과 일본, 대만 모두 치료 적응증은 거의 같고 치료기간은 보통 12주이다. 일본에선 지난해 3월 소발디가 보건당국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하보니는 당해 7월 허가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각 그보다 6개월, 3개월 늦게 승인돼 아직 실제 치료기간이 길진 않다.

◇일본 실제 처방에서 하보니 완치율 100%, 소발디도 90%대이면서 간수치도 낮춰

따라서 먼저 허가돼 처방이 축적된 일본 리얼 월드데이터 결과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하보니에 대한 일본 리얼 월드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하보니는 특정 병원에서 유전자 1형 16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2주 동안 치료한 결과, 100% 완치율을 나타냈다.

소발디의 일본 리얼 월드데이터에서는 소발디와 리바비린을 병용 처방해 유전자 2형 환자 79명을 대상으로 4주간 치료한 결과, 완치율 91.1%를 나타냈다. 특히 대상자들 중 기존에 간경변이 있었던 환자가 35.7%, 간암 발병력을 가진 환자 24.1%, 기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치료경험을 가진 환자 32.9%, 70세 이상 고령환자 39.2% 포함돼있었음에도 높은 치료율을 나타냈다.

반면 발진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명 있었으며, 나머지 1명은 스스로 치료를 중단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빈혈이었으나 이를 통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12주 치료 결과는 이번에 학회에서 발표되진 않았다.

또 다른 소발디의 일본 리얼월드데이터는 소발디와 리바비린 병용요법으로 간 수치(ALT) 감소에 매우 효과적이란 결과가 나왔다.

다만 관찰기간이 아직 짧아 간섬유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개선은 유의하게 나타나진 않았다. 앞으로 소발디와 리바비린 병용요법의 간섬유화 개선 및 간암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장기 관찰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보니와 소발디는 현재 국내에서 비보험 약제로 각각 12주 치료 기준 약값이 4600만원, 3800만원으로 비싸다. 따라서 두 약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첫 단계로 오는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경제성평가가 실시된다.

일본의 경우 두 약제 모두 비보험 약값이 각각 7000만원대, 5000만원대로 우리나라보다 비쌌지만 허가 뒤 두 달 만에 보험적용이 이뤄졌다. 특히 일본 정부는 C형간염 치료제 약값의 99% 이상을 지원하고 있어 환자들이 실제 내는 약값은 12주 치료 기준 33만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