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 소아환자 진료, 어떻게 할 것인가' 30일 토론회 개최

by 통준회 posted Mar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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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 시간인 오후 10시경 칭얼대더니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했다.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문을 닫았을 시간이다. 아이를 달래다 열이 내리지 않자 들쳐업고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은 만원이었다. 접수를 한 뒤 간호사가 열을 재고 갔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한 시간을 기다리다 항의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소아과 전문의는 오지 않고 인턴으로 보이는 젊은 의사가 해열제 등 약을 먹이고 경과를 보자고 한다. 두 시간 뒤 열이 내려 퇴원해도 된다고 해서 수납하러 갔더니 진료비가 2만5000원이다. 평일 낮에 평소 다니던 소아과 의원의 여덟배가 넘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다시는 응급실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아이를 재웠다. 하지만 두 달 뒤 일요일, 아이가 새벽에 열이나자 다시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이다. 밤에 문을 여는 병원이 없다보니 아이가 열이 나면 어쩔 수 없이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소아 야간 휴일 진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 연구팀) 주최로 오는 30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그간 추진된 달빛어린병원 사업의 문제점 및 대안 연구결과 발표와 함께 개선방안에 대한 수요자, 공급자 및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9월부터 밤에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시작해 총 16개의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했다. 하지만 현재 11개 병원만 정상 운영 중이다.  

이는 의료계의 반대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아동병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이 대형마트 역할을 해서 동네병원이 붕괴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은 추가지정 및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 조사결과,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자들은 '만족한다' 80.0%, '재방문 의향이 있다' 85.5%,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 82.0%로 만족도가 높았다. 또 지난해 달빛어린이병원 1개소 당 야간·휴일에 평균 약 3만4000명의 환자가 방문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소아 환자 야간·휴일 진료체계 구축 연구'에 따르면 야간·휴일에 응급실을 방문한 소아환자의 약 42%는 경증(외래 진료가능) 환자였다. 따라서 연구팀은 장기적으로는 응급실을 찾는 대안으로 야간·휴일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가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된 의료제도이며 우리나라에도 지속적인 수요가 있다"며 "각 계의 의견을 반영해 4월 중으로 달빛어린이병원 체계를 다양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수가 관련 보완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