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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님이 계신 경우 자녀들은 늘 노심초사다. 특히 몸이 불편한 곳이 있으시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옆에서 24시간 건강을 챙겨드릴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걱정만 앞선다. 어버이날(8일)은 부모님과 만나 말과 행동을 통해 혹시 의심이 가는 질환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안색이나 신체 변화는 어디까지나 증상 참고에 불과한 만큼 섣불리 단정 짓지 말고 질환 가능성이 있으면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한다. 특히 안색이나 외모 변화를 가지고 필요 이상으로 언급하는 것은 사생활을 침범하는 예의에 벗어난 행동일 수 있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본인이 느끼는 증세, 식사 변화, 체중 변화, 수면상태, 치아건강 등을 여쭙는 게 바람직하다"며 "만약 지병이 있다면 상태 변화, 약 복용 상태 등을 여쭙고 병원 이용과 함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체크해서 설명해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당뇨가 있으시면 부모님 발에 상처가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 척추관협착증 90% 이상이 50대 이상
나이가 들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척추관협착증이다.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 보자. 만약 30분 이상 산책 시 통증을 호소하신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엉덩이가 빠질 듯 아프거나 바로 눕거나 엎드려 자는 것이 힘들어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린 채 주무신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는 척추관을 통과하는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척추 노화로 이 관이 좁아지면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주로 40대에서 발병하기 시작하며 전체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인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 등 노화와 관련된 질환은 기존 척추 질환에서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작은 통증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고 평소 건강검진으로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 뇌졸중 경고 증상 있으면 정밀검사를
뇌졸중은 예고 없이 어느 날 들이닥치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모님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경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님과 허심탄회하게 '경고'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는 게 필요하다. 특히 오랫동안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이 있으셨던 분 혹은 흡연을 하시는 분은 주의를 기울여 살펴야 한다. 여러 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분은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 경고 증상은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 쓰다가 정상으로 되돌아오거나, 얼굴·손 등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고 시린 느낌을 갖기도 한다. 일시적으로 말을 못 하거나 시야가 컴컴해지고, 한쪽 또는 두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혹은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도 뇌졸중을 생각해 봐야 한다.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인들은 한두 가지 증상으로 특정 질환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뇌졸중 경고 증상을 느낀 적이 있다면 원인과 예방을 위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치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악화 막아
치매는 나이 드신 부모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치매도 조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를 하면 더 이상의 진행, 즉 악화를 막거나 느리게 할 수 있다. 부모님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는지, 계산을 못 하시는지, 사람을 잘못 알아보시는지, 성격이 변해 예전보다 말을 안 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많이 하시는지, 괜히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는지를 유심히 관찰한다.
이러한 정보는 본인이 관찰할 수도 있지만 평소 부모와 함께 사는 친척, 이웃에게 물어봐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해 동네에서 헤맨 적이 있거나 이유 없이 사람을 헐뜯고 의심한 적이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다.
◆ 흉통 나타나지 않는 심장병 환자 많아
심장질환 신호는 노화 과정이라고 인식하고 무심코 넘기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죽을 것 같은 혹은 쥐어짜는 듯한 뻐근한 흉통'이 전형적인 증상이지만 노인이나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흉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은 기력과 입맛이 없고, 소화기능이 저하되고, 폐활량이 적으니 숨이 찰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부모님의 증상 호소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열, 인후통, 콧물, 전신쇠약 등 감기 증상은 없으면서 기침만 지속된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보통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감기나 천식, 기관지염, 폐렴, 위식도 역류 장애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의 경우 마른기침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오십견 초기 땐 물리·약물요법 효과
부모님께서 어깨 통증으로 밤에 잠을 설치신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오십견은 어깨 통증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50대 이상에 쉽게 발병하는 질환이라 이렇게 이름 붙여진 만큼 중년기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십견이란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어깨가 점점 굳어지는 질환이다. 반드시 퇴행성으로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고, 운동 중 어깨 부상이나 운동 부족이 오래 지속되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이 나타나면 팔과 어깨를 앞으로 올리거나 뒤로 젖힐 경우에 통증이 느껴지고, 손을 위로 뻗거나 멀리 있는 물건을 집는 것이 힘들어진다.
◆ 40·50대 노안과 함께 백내장 진행
노화가 본격 진행되는 40·50대부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노안이다. 노안은 초점거리를 조절하는 수정체 능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앞이나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서서히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질환이다.
노안이 발생하면 검진을 통해 본인 상태에 맞는 노안교정을 받으면 되지만, 문제는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다.
노안으로 평소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하던 부모님이 갑자기 작은 글씨도 잘 보인다고 한다면 노안과 함께 찾아온 대표적인 실명 질환인 백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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