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알고 복용합시다

by 남진훈 posted Aug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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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잡으려다 ‘불안증’ 걸릴수도

우정민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제 내성 등 다양한 부작용을 염려하지만 잠을 안 자는 것보다는 수면제를 먹더라도 자는 게 낫다”면서 “장기 복용하거나 임의로 복용량을 조절하면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는 금단 증상이나 내성 및 의존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졸피뎀은 약 복용 이후 기억을 잃거나 환각, 악몽, 과도한 행동, 이상 식이 행동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낮시간 졸음이나 정신운동성 기능 손상, 기립성 저혈압, 조증을 유발할 수 있고, 항정신병 약물 역시 낮시간 졸음이나 체중 증가, 추체외로계(무의식적인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 경로) 손상, 대사증후군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반감기가 긴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낮시간대 졸음과 집중력 저하로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고, 노인들은 몸과 마음이 따로 놀면서 낙상이나 골절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을 때에는 호흡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내성과 의존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3, 4주 이상 사용해선 안 된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는 약효가 일찍 떨어져 잠에서 일찍 깨는 경우가 있고, 기억력 장애 등 인지 장애와 수면 중 식사나 운전, 난폭한 행동 등 이상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복용을 중단하면 불면증과 불안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항히스타민 계열의 수면유도제는 수면 리듬을 흩트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고, 잠에서 깰 때 피곤하거나 몽롱함, 목마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협심증이나 부정맥, 녹내장, 전립선비대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도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다른 수면제나 해열진통제, 감기약, 진해거담제, 알레르기약 등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진정 효과를 높이는 술이나 각성 효과가 있는 카페인 성분도 피해야 한다. ◆수면제는 잠을 돕는 역할, 의존해선 안 돼이 밖에 수면제로 승인받진 않았지만 아미트리프틸린이나 트라조돈, 멀타자핀 등의 항우울제도 수면 효과가 있다. 항정신병 약물인 쿼티아핀이나 올란자핀도 불면 치료에 사용된다. 멀타자핀은 다른 항우울제와 달리 잠이 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깨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다. 항정신병 약물은 정신병에 따른 불면증 외에 일반 수면제로 사용하긴 적절하지 않지만 남용이 적고, 항불안과 기분 조절 효과가 있다. 비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로는 졸피뎀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졸피뎀은 효과가 신속하고 약물의 잔재 효과가 적은 편이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와 달리 항불안, 근이완, 항간질 등의 작용이 없고, 호흡 억제 기능도 적어 호흡 장애가 있는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트리아졸람은 불면증의 단기치료에 사용된다. 15~30분 이내에 잠이 들고, 6~7시간가량 지속된다. 플루라제팜은 반감기가 10시간 이상으로 길어 잠에서 일찍 깨는 후기 불면증이나 수면 유지 장애를 치료하는 데 쓴다. 수면제로 사용되는 약물은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수면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플루라제팜과 트리아졸람이 가장 많이 유통된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는 종류에 따라 진정 수면과 항불안, 근육 이완 등의 효과를 낸다. ◆한 달 이상 불면증 지속 땐 수면제 복용수면유도제는 주로 일과성 불면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일과성 불면증은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2주가량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수면 장애를 말한다. 수면유도제는 주로 디펜히드라민이나, 독실아민 등 항히스타민 계열의 약이다. 감기약이나 알레르기 약을 먹으면 졸음이 오는데, 이런 진정 작용을 이용해 잠이 오도록 만든 게 수면 유도제다. 최근에는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조절하는 비항히스타민 계열의 멜라토닌 수용체 효현제도 사용되고 있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성분에 차이가 있을 뿐 잠에 빠지게 한다는 점은 같다. 다만 수면제는 향정신성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수면유도제는 소화제나 진통제 등과 같은 일반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자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밤잠의 부족은 낮 동안 피로감과 졸음,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고, 졸음운전 등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8만9천500명에서 지난해 45만5천900명으로 5년 만에 57.5%나 늘었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수면유도제박 씨는 요즘 들어 수면제를 들고 주저하는 날이 많아졌다. ‘혹시 치매가 빨리 오는 건 아닐까’ ‘수면제에 내성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자다가 일어나 나눈 대화 내용이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면제, 과연 어떻게, 얼마나 먹어야 될까?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부 박모(64) 씨의 오랜 소망 중 하나는 ‘수면제 없는 밤’이다. 수면제에 의지한 지 벌써 3년째. 수면제를 먹으면 30분 안에 잠이 들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동이 틀 때까지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한다. 약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해봤지만 밤잠은 설치고 낮에는 꾸벅꾸벅 조는 날만 잦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