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가족·친구와의 만남과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는 명절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고향으로 달려가는 마음 한쪽에 걱정거리가 고개를 든다. 피하기 어려운 과음·과식으로 인한 건강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명절 연휴가 지난 뒤 갑자기 불어난 몸무게로 당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술과 담배, 고지방 음식에 관한 연구들은 명절의 과음·과식 문제가 단순히 자제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figure dmcf-pid="iuimZJQeQr" dmcf-ptype="general">![](http://t1.daumcdn.net/news/201609/10/yonhap/20160910070204056fzkj.jpg)
전문가들은 술과 기름진 음식이 몸 안에서 일으키는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명절 기간 음주와 식사를 조절한다면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을지의대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명절에는 그리운 사람들과 오랜만에 어울리다 보면 반가운 마음에 자제력을 잃고 과음, 과식하기 쉽다"며 "흥분하지 말고 감정조절에 주의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주가·애연가들은 '술을 마시면 담배가 끌린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하지만 술과 담배의 끊을 수 없는 관계는 알코올과 니코틴의 체내 신진대사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도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미국 미주리대 의대 마헤시 타카르 박사팀은 술 마실 때 유독 담배 생각이 많이 나는 이유는 니코틴이 알코올의 쾌감 유발 효과를 촉진하고 알코올의 부작용인 졸림 유발 효과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니코틴이 각성을 촉진하는 뇌 부위인 기저전뇌(basal forebrain)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뇌의 쾌감 중추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카르 박사는 술 마실 때 담배는 잠을 쫓는 각성제와 쾌감 촉진제로 작용해 술을 더 마시게 만들고 술을 더 마실수록 담배를 더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로스웰파크 암연구소 마시에즈 고니에비치 박사팀에 따르면 알코올은 니코틴 분해를 촉진, 니코틴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게 함으로써 술 마실 때 담배를 더 찾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ure dmcf-pid="i0NygOf8Ti" dmcf-ptype="general">![](http://t1.daumcdn.net/news/201609/10/yonhap/20160910070204218snoc.jpg)
술과 함께 명절에 떼어놓을 수 없는 기름진 음식도 과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밴더빌트대 약물남용 신경과학 프로그램(N-PISA) 아우렐리오 갤리 박사팀은 기름지고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먹는 것을 제어하는 뇌 부위와 인슐린 신호체계에 이상을 가져와 고지방 음식을 더욱 탐닉하게 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에서 즐거움을 위해 고지방식을 많이 먹게 하는 새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사람이 먹는 음식량은 생존을 위한 섭취와 즐거움을 위한 섭취의 균형에 따라 제어되는데, 고지방 음식 섭취로 뇌의 특정 신호에 이상이 생기면 균형이 깨져 과식을 하게 된다.
이 연구에서 고지방 먹이를 많이 먹어 뇌 인슐린 신호에 관여하는 '라파미신 복합체2'(mTORC2)라는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생쥐는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고지방 먹이를 과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지방 음식은 많이 줘도 과식하지 않았다.
오한진 교수는 "명절에는 평상시보다 기름진 음식이 많으므로 건강을 위해서는 항상 균형 잡힌 식사, 즉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골고루 먹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며 "술을 마실 때는 안주를 애초에 기름지지 않은 것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사할 때나 술을 마실 때 보통 물을 잘 마시지 않는데, 물을 적당히 마시면 포만감을 줘 과식을 예방하는 데도 좋고 담배 생각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