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醫窓] 체중이 갑자기 많이 줄었다면…

by 윤창호 posted Nov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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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체중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체중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를 하지만, 다음에 병원을 찾을 때 오히려 몸무게가 늘어난 상태로 오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실 체중이 줄어 병원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암에 대해 걱정한다. 실제로는 암이 아닌 경우가 더 많지만 노인은 가족력이나 여러 위험인자들을 고려하여 암에 대한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체중은 쪄도 문제, 너무 빠져도 문제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자꾸 체중이 빠진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운동을 새로 시작했거나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이 늘면서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에너지 소모가 과도하게 커지면서 체중이 감소하는 대표적인 병적 원인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각종 암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도 식사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준다. 식사량은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늘었지만 영양분이 몸속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는 흡수장애나 섭취된 영양분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버리는 당뇨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왜 잘 못 먹었을까. 대부분 스트레스성 이벤트가 있는 경우가 많다. 속 썩이는 일이나 사람이 있으니 입맛이 좋을 리가 없다. 복용하는 약의 부작용으로 입맛이 떨어지거나 위장병 때문에 속이 아프고 소화가 안 돼서 식사량이 줄 수도 있다. 노인들의 경우 후각이나 미각이 떨어지면서 입맛이 없어져 못 먹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체중 감소 탓에 병원을 찾는다면 우선 진짜 몸무게가 줄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체중은 에너지 섭취와 소모의 균형 문제다. 과다하게 열량을 섭취하고 운동 부족으로 열량 소모가 줄면 비만이 생기듯, 체중 감소는 반대로 잘 먹지 못했거나 너무 많이 움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노인들은 자신의 체중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체중이 줄어 병원에 왔다는 얘기만으로는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왜 그렇게 얼굴이 축났냐”며 성화를 부려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는 몸무게가 줄지 않았는데 체중이 빠져 보인다며 오는 경우도 있다. 체중은 너무 불어도 문제지만, 갑자기 너무 많이 빠져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체중 감소는 질병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사망률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임상적 의미가 있는 체중 감소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원래 체중의 5% 이상 줄었을 때를 말한다. 몸무게 70㎏의 남성이 수개월 만에 3.5㎏ 이상 체중이 줄었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별다른 노력 없이도 체중이 쉽게 줄고, 줄어든 체중을 잘 유지할 때는 숨어 있는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