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과 북쪽(동서남북의 기준은 동쪽이 아니다)

by 한지웅 posted Jan 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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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동서남북의 방향을 생활 속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목적지를 찾아갈 때, 집을 구입할 때, 묏자리를 잡을 때, 운동장이나 비행장을 건설할 때 등 수없이 많은 일에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br><br>방향을 표시할 때 동, 서, 남, 북을 각각 별개로 나타낼 수도 있고, 두 방향씩 묶어서 나타낼 수도 있다. 나침반이나 지도의 색인표를 보면 동, 서, 남, 북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N(북), S(남), E(동), W(서) 또는 <span class="word_dic en">NE</span>(북동), <span class="word_dic en">NW</span>(북서), <span class="word_dic en">SE</span>(남동), <span class="word_dic en">SW</span>(남서)로 표시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방향을 나타낼 때 기본이 되는 것이다.<br><br>방향은 일기 예보 시간에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일기 예보에서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분다’라고 할 때, 위치는 무시된다. 방향을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어느 곳으로 향하는 선 또는 점’으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A 지점에 서서 시청 방향’이라고 할 때, 그것은 어떤 목표물의 방향이지 동, 서, 남, 북의 방향은 아니다. 또 시청에서 남쪽 방향이라고 할 때는 시청이라는 기준을 정하고 거기서부터 남쪽이라는 방향성이 숨어 있다. 어떤 지점에 서서 45° 방향에 시청이 있다고 할 때는 ‘북으로부터’라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방향이나 방위는 적용하는 기준(선)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질 수 있다.

초기 유럽에서는 ‘동양(<span class="word_dic en">Orient</span>)’ 또는 ‘동방(<span class="word_dic en">the</span> <span class="word_dic en">East</span>)’이란 용어를 많이 썼다. 이것은 주로 중국을 가리키는 단어로 통칭되기도 했지만, ‘동쪽 방향’이란 의미도 내포되어 있었다. 그리스 시대의 학자들도 자기들이 사는 나라의 동쪽 또는 지중해의 동쪽이란 의미로 사용했음직하고, 또 태양이 동쪽에서 뜨기 때문에 동쪽 방향이 중요한 의미로 자리매김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br><br>한편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도 ‘동해’라는 지명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의 동쪽에 있는 바다 또는 중국의 동쪽에 있는 바다였기 때문에 ‘동해’라는 지명이 오래도록 구전되어 오지 않았나 싶다. 오리엔테이션(<span class="word_dic en">orientation</span>)이 ‘방위’ 또는 ‘동쪽을 찾아내기’라는 뜻을 갖게 된 것도 서양 사람들이 동쪽의 땅에 와서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맨 데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br><br>그러므로 당시 사람들은 방향의 기준을 동쪽으로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되며, 따라서 중요한 시설물(종교적인 건물)은 동쪽을 바라보게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방향과 방위를 얘기할 때는 대부분 북쪽을 기준으로 한다.<br><br>방향, 방위 또는 방위각<sup id="footNoteSrc1">1)</sup> 등은 지구를 근간으로 하는 측량학, 기상학, 군사학, 지도학 등에 주로 이용되는 용어들이다. 이 모두는 북쪽을 기준으로 한다. 특히 나침반을 사용할 때, 지구의나 지도를 읽을 때, 측량을 할 때, 항해를 할 때, 일기 예보를 할 때, 등산이나 오리엔티어링을 할 때는 반드시 북쪽을 기준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순서를 정할 때도 북쪽 방향을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목표를 정하여 나아갈 때는 동쪽이 아니라 지구의 위쪽인 북쪽을 기준으로 한다. 북반구에 있는 나라나 남반구에 있는 나라나 모두 방향의 기준으로 북쪽을 쓰고 있다.<br><br>이러한 북쪽에는 진북(<span class="word_dic en">True</span> <span class="word_dic en">North</span>), 자북(<span class="word_dic en">Magnetic</span> <span class="word_dic en">North</span>), 도북(<span class="word_dic hj">圖</span><span class="word_dic hj">北</span>) 등 세 개의 북쪽이 존재한다. 진북은 지구의 회전축이 가리키는 북쪽 또는 북극성 방향의 북쪽이다. 자북은 나침반의 자침이 가리키는 북쪽이며, 도북은 지도의 경선이 가리키는 북쪽이다. 보통 북쪽이라고 표현할 때는 진북을 가리킨다. 그런데 지구 자기장의 북극인 자북점(자북극점)은 지구의 북쪽인 자전축상의 북극점과 일치하지 않는다. 자북극은 매년 40㎞씩 시베리아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것은 지구의 외핵인 액체철의 운동으로 발생하는데, 1831년 발견된 이후 1,100㎞ 이상 이동했다. 북극 해저면에 자기를 띤 광물을 분석한 결과 현재의 이동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br><br>1948년에 프린스오브웨일스 섬, 1972년에 배서스트 섬, 1984년 페리 제도, 1994년 엘레프링그네스 섬, 2002년에는 캐나다의 북쪽 끝 지점인 레절루트 만 부근에 위치하며 진북과는 약 9백 66㎞ 떨어져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약 50년 후에는 러시아 영토(시베리아) 쪽으로 갈 수도 있다. 이것은 지난 100여 년 간 이동한 결과를 예상한 것이다. 1831년 제임스 클라크 로스(<span class="word_dic en">James</span> <span class="word_dic en">Clark</span> <span class="word_dic en">Ross</span>, 1800?~1862)가 자북극을 최초로 발견하였고, 1904년 아문센은 자북극이 이동한 사실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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