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리스' 시대,장문복의 경쟁력

by 고옥별 posted Jul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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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class="img_block  __se_tbl_ext" style="width: 560px;" data-width="560"><tbody><tr><td>'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던 장문복은 찰랑거리는 머릿결 덕에 로레알파리의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 로레알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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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패션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있다. 바로 젠더리스(genderless)다. 남녀가 옷을 공용으로 입는 '유니섹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이 남성 옷을, 남성이 여성 옷을 넘나드는 걸 의미한다. 2013년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J.W. 앤더슨의 디자이너 조너선 앤더슨이 허벅지를 다 드러낸 미니드레스, 오프숄더 톱, 프릴이 달린 부츠 등을 선보인 이래 구찌를 위시한 주요 브랜드마다 핑크 컬러와 레이스, 꽃무늬 리본 장식을 단 '남성복'을 선보였다. 루이비통은 2016년 아예 치마를 입은 남자 모델을 광고에 등장시켰다.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여성복 패션쇼 역시 대세를 이어갔다. 남성적 매력이 두드러진 슈트가 부활하고 오버사이즈 셔츠나 로퍼가 인기를 끌었다.

<table class="img_block  __se_tbl_ext" style="width: 560px;" data-width="560"><tbody><tr><td>'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

J.W. 앤더슨의 2013년 가을겨울 컬렉션. 여성스러운 프릴 드레스와 부츠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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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로의 2016 봄여름 컬렉션. 여성의 컬러라는 올 핑크를 남성복에 적용시켰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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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는 리본 장식이 돋보이는 블라우스를 2016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였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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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2016 봄여름 광고 캠페인.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의 아들이자 배우인 제이든 스미스(오른쪽)가 주름 치마를 걸치고 여자 모델들과 포즈를 취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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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젠더리스가 단순히 '다른 성(性)을 경험하는 옷입기 방식'만이 아니라는 걸 최근 뉴스가 보여줬다. 주인공은 장문복이다. 그는 연예기획사 연습생으로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했지만 최종 11인에는 들지 못했다. 하지만 7월 12일 프랑스 뷰티 브랜드 로레알파리의 새 뮤즈로 발탁됐다. 브랜드의 대표 헤어팩 모델이 된 것. 로레알파리는 지금까지 국내 모델을 따로 써온 적이 없어, 이 브랜드의 첫 국내 헤어 모델이라는 타이틀까지 갖게 된 셈이다. 제품 특성상 "여자보다 고운 머릿결"이 중요한 이유가 됐다.

 

여자보다 고운 머릿결로 광고 모델 발탁

남녀의 넘나드는 옷장 교환 트렌드 넘어

조건만 맞으면 누구나 기회 얻는 시대

<table class="img_block  __se_tbl_ext" style="width: 560px;" data-width="560"><tbody><tr><td>'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noscript>&amp;amp;amp;amp;amp;lt;img src="&lt;a href="http://static.hubzum.zumst.com/2017/07/17/13/9fa06a5559bf45fcaf3e3b8affc1bb02.jpg"&gt;http://static.hubzum.zumst.com/2017/07/17/13/9fa06a5559bf45fcaf3e3b8affc1bb02.jpg&lt;/a&gt;" style="width:100%;" alt="'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amp;amp;amp;amp;amp;gt;</noscript>

긴 앞머리를 묶은 장문복의 '프로듀스 101' 출연 당시 모습. [사진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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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브랜드 '라비오뜨'의 모델이 된 김종현(오른쪽)과 최민기. [사진 라비오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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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틑날인 13일에는 이 프로그램의 또다른 탈락자였던 김종현·최민기(뉴이스트)가 여성용 화장품 모델이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 뷰티 브랜드 라비오뜨는 이들 모습이 담긴 제품 화보를 공개하면서 "깨끗하고 풋풋한 이미지가 브랜드와 잘 어울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민기의 경우 2016년 중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 광고에서 긴 머리를 한 채 치마와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며 '여자보다 예쁜 남자'를 일찌감치 공인받은 바 있다.

<table class="img_block  __se_tbl_ext" style="width: 560px;" data-width="560"><tbody><tr><td>'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noscript>&amp;amp;amp;amp;amp;lt;img src="&lt;a href="http://static.hubzum.zumst.com/2017/07/17/13/7d5ba031011746768bb3011a0245e0cd.jpg"&gt;http://static.hubzum.zumst.com/2017/07/17/13/7d5ba031011746768bb3011a0245e0cd.jpg&lt;/a&gt;" style="width:100%;" alt="'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amp;amp;amp;amp;amp;gt;</noscript>

최민기가 2016년 찍은 한 온라인 쇼핑몰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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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전에도 여성 상품에 남자 모델이 종종 나타났다. 심지어 여성 속옷 모델 자리를 톱스타 남자 연예인이 자리를 꿰찼다. 이른바 '크로스 모델'. 진짜 소비자인 여성을 공략하려 이성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의 세 남자는 좀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여자가 원하는 남성상이라는 게 아니라 머릿결·피부·맵시라는 경쟁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table class="img_block  __se_tbl_ext" style="width: 560px;" data-width="560"><tbody><tr><td>'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noscript>&amp;amp;amp;amp;amp;lt;img src="&lt;a href="http://static.hubzum.zumst.com/2017/07/17/13/005b57e62b4442ee9fa2c5f9168be2d7.jpg"&gt;http://static.hubzum.zumst.com/2017/07/17/13/005b57e62b4442ee9fa2c5f9168be2d7.jpg&lt;/a&gt;" style="width:100%;" alt="'젠더리스' 시대, 장문복의 경쟁력"&amp;amp;amp;amp;amp;gt;</noscript>

2014년 샤넬 컬렉션에 참석한 지드래곤과 브랜드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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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패션과 뷰티는 여성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남자가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남성복 없는 샤넬의 뮤즈가 된 가수 지드래곤도 그중 하나다. 그는 샤넬 트위드 재킷에 진주 네크리스를 멋스럽게 소화하며 패션쇼에 나타나는 건 기본. 지난 6월에는 새로 나온 '가브리엘 백'을 홍보하는 광고 캠페인 모델이 되기도 했다. 7월 19일까지 서울 한남동 D뮤지엄에서 열리는 전시 '마드모아젤 프리베'에는 샤넬의 역대 뮤즈들 사진이 걸려있는데, 지드래곤은 그 중 유일한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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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뮤즈인 지드래곤이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장에서 브랜드의 가브리엘 백을 걸치고 포즈를 취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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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패션 업계만도 아니다. 개그맨 김기수는 화장법 동영상을 제작하는 뷰티 유튜버로 활약 중이다. 4개월 만에 조회수 2000만, 구독자 수 6만 명을 기록하며 공중파 방송에까지 진출했다. 동영상 댓글에는 "여자보다 잘 한다"는 호평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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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출신 김기수는 현재 유튜브에서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진 김기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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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리스를 이야기할 때마다 많은 이들이 단순한 성별 파괴가 아님을 설파해 왔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가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보다 근본이라는 이야기다. 프라다 디자이너인 미우치우 프라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점점 더 남성과 여성, 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느껴져요.” 이런 젠더리스의 의미는 마케터나 콘텐트 제작자 입장이라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그 사람의 경쟁력만 보겠다'는 걸로 해석된다 하겠다.

 

물론 패션의 속상상 지금같은 성별의 벽을 깨는 옷입기는 어디까지나 한때 유행이고 조만간 또 변할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건 젠더리스라는 트렌드 이후 남겨질 패션계의 지각 변동이다. 이 바람을 타고 모델이든 뮤즈든 인플루언서든 '여자니까, 남자니까'라는 게 큰 의미가 없어질 거란 얘기다. 가진 능력과 조건만 충족되면 누구든 이 세계의 주인공을 거머쥘 수 있다. 젠더리스라는 진정한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셈이다.

 

이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