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비자금 조사해 달라' 전세계에 편지 수천통 보내

by 통준회 posted Mar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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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엔 돈벌이와 상관없이 한 가지 주제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오타쿠(마니아란 의미)'라고 부르는데, 만화나 게임만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오타쿠도 있다. 통신판매업을 하는 가토 켄(加藤健·40)씨는 북한 인권문제, 특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해외에 감춘 비자금을 공론화하는 것을 낙(樂)으로 삼고 있다. "생업에 사용하는 시간보다 비자금 문제에 바치는 시간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룩셈부르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비자금을 철저히 조사해 밝혀달라는 영문 편지와 이메일을 작년부터 해외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수천 통에 달한다"고 했다. 2006년 1월 2일자 일본 잡지 '아에라'에 실린 한국정보기관 전(前) 간부의 인터뷰 내용이 실마리였다. 스위스에 있던 4억달러 규모의 김정일 비자금이 룩셈부르크로 이동했다는 내용이었다"유엔에 따르면 북한 주민 900만명 이상이 굶고 있답니다. 200만명 이상이 아사(餓死)했다고 해요. 돈이 없어서 그런다면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핵무기 만들 돈, 비자금으로 숨겨둘 돈이 있는데 국민이 굶어 죽는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개인적 이메일이었지만 지금까지 캐나다·영국·오스트레일리아·룩셈부르크 정부로부터 공식 답신을 받았다.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국회에서 다뤄진 경우도 있었다. 특히 비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도된 룩셈부르크 정부는 "수년간 북한의 불법적인 행위, 특히 룩셈부르크 금융기관을 이용한 북한의 불법적인 행위를 감지하고 막으려는 국제적인 노력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는 구체적인 답장을 받았다. 가토씨는 지난달 25일 이 답장을 받은 직후, 김정일 비자금 문제의 공론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도쿄에서 열기도 했다.

작년 5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운영되던 북한 펀드에 대한 철저 조사를 요구하는 편지를 싱가포르 당국에 보낸 일도 있다. "그 직후 북한 펀드는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이동했습니다. 북한의 불법자금은 국제적으로 경계의 대상이기 때문에 누군가 관심을 갖고 공론화에 노력하면 당국이 움직입니다.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대로 방치되면서 김정일 정권에 도움을 주게 되지요."

7년 전부터 중국·티베트 문제 등 국제 인권 활동을 해온 가토씨는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우리 동포를 납치한 위험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어 실력이 남보다 뛰어나서 편지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니 함께 편지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역사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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