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으로 수천명 사망…

by 통준회 posted Mar 28,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젠 못참아 “아무말 못하던 1990년대와는 다를 것”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식량난으로 주민들이 김정일 정권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5일(현지시각) 탈북자 인터뷰를 통해 화폐개혁 실패 이후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정서를 보도했다. 화폐개혁 실패로 저축한 돈이 휴짓조각이 되고, 10여년 만에 찾아온 식량난으로 정권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만난 함북 무산 출신의 리미희(여·56)씨는 “사람들이 숨김없이 말하고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며 “내 아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뭔가 일어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씨는 “사람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굶어죽었던 1990년대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평남 평성 출신의 수정(여·28)씨는 “김정일위원장이 훌륭한 지도자였다면 어린이들이 굶어죽고 누더기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시장에 음식이 동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가 좋은 의도를 가졌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밑에 있는 사람들이 부패했다”고 말했다.

LAT는 이러한 생각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만난 탈북자들의 일반적인 정서였으나, 아직도 그들 중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갈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식량난이 계속되면서 강도,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증해, 함경북도 회령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후 7시 이후 통행금지 조치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당 중앙경제정책검열부가 지난 1월초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주민 실태조사를 한 결과 ‘굶어 죽었다’는 주민이 2000명 이상, ‘죽기 직전’이라는 주민이 5660명 이상 접수됐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지폐공장에서 신권 화폐를 무차별적으로 찍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생필품 가격 폭등 등 인플레 현상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 노동당 관리들이 화폐개혁 실패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다는 사실도 증언했다. LAT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기려는 중요한 시기에 화폐개혁 실패로 경제난이 발생하자,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박남기 계획재정부장을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번 식량난은 특권계층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한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는 “이번 달 북한에 갔을 때 북한 관리들이 다음에 올 때는 ‘식량을 좀 가져오라’는 부탁을 했다”며 “항상 스카치위스키를 선물로 가져가면 그들이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왜 쌀을 좀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