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도 개인 비자금 조성 착수

by 통준회 posted Apr 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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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이 작년부터 ‘김정일 비자금’과 별도로 개인 비자금 조성에 착수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매년 2억~3억달러의 비자금을 마련해 호화 생활과 측근 관리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2억~3억달러는 쌀 40만~60만을 수입할 수 있는 금액으로, 북한 식량난(매년 100만 부족)의 절반 이상을 해소할 수 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김정은의 비자금 조성 정황에 대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등 핵심 부서가 최근 각급 기관을 검열할 때 ‘후계자를 위한 별도의 충성자금을 헌납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기존 김정일 비자금 기관과 별도로 김정은이 직접 관장하는 외화벌이 회사가 생겨나 은밀하게 자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은 자신의 비자금을 ‘김씨 일가’의 사치 생활과 각종 우상물 건설, 충성 유도를 위한 측근 선물 구입 등에 쏟아붓고 있다. 특히 김정일은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으로 비자금 조성이 어려워지자 “이제부터 충성자금 상납액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겠다”(올해 2월)며 간부들을 몰아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의 경우, 북한이 수입한 고급 양주·승용차 등 사치품은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김정일 일가가 유별나게 좋아하는 애완견 도입이 들어가 있다. 김정일은 매년 프랑스·스위스 등에서 셰퍼드·시츄 등 각종 애완견을 수십 마리씩 들여와 기르고 있는데, 외국산 사료·개 샴푸 등 애견용품과 의료장비도 수입한다. 외국 수의사를 불러들여 건강검진까지 받게 하는 등 수십만달러를 애완견 관리에만 쓰고 있다고 한다. 올해 김일성 생일(4.15)을 앞두고는 중국에서 고급 승용차 200여대(500만달러 상당)를 수입했다. 대북 소식통은 “사치품 외에 핵·미사일 개발 등 김정일이 직접 지시한 국책 사업에도 ‘배려 자금’ 명목으로 비자금이 배정된다”고 말했다.

김정일 비자금의 전체 규모는 확인하기 어렵다.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나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처럼 스위스와 룩셈부르크 은행에 거액을 숨겨놨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외신들은 “4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김정일은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부터 측근에게 줄 선물 마련 등을 위해 비자금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정일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이 기관별 충성자금 금·송이버섯 등 특산물 수출 호텔·외화 상점 운영 등을 통해 돈을 모았다. 북한이 무기 수출과 위조지폐·가짜담배·마약 밀매 등으로 매년 벌어들이는 1억~2억달러 중 상당액도 김정일 비자금으로 유입된다. 특히 대북 소식통은 “금강산관광 등 현금으로 지급되는 남북 경협 대금도 김정일 개인 수중으로 들어가는 게 많다”며 “관광 요금을 송금받았던 대성은행·조광무역 등이 모두 비자금 전담부서인 당 39호실 산하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김정일이 올해 초 ‘금고지기’인 당 39호실장을 고교 친구인 전일춘(69)으로 교체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전일춘은 북한이 최근 외자(外資) 유치 등 정상적인 국제 금융거래를 하겠다며 설립한 국가개발은행의 이사장에도 임명됐다. “해외 투자금 일부도 김정일 비자금으로 전용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정부 당국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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