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8월 부지 매각공고

by 통준회 posted Jul 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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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8월 부지 매각공고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 센터 청사진…삼성은 조용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한국전력공사(015760) (37,900원▼ 100 -0.26%)본사 부지 매각이 다음달 말 공개 경쟁입찰에 들어간다. 현재 삼성과 현대자동차(005380) (234,000원▼ 1,000 -0.43%)그룹, 그리고 해외 몇몇 기관들이 치열한 물밑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전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 7만9342㎡(2만4000평)의 매각 방안을 논의한 결과,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내 매각을 목표로 매매대금은 1년 분납으로 한다. 구체적인 입찰참가자격과 감정평가결과 등은 다음달 말 내는 입찰 공고에 명시할 예정이다.
2014년 1월 24일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한전 본사 부지 전경. /조선일보 DB ▲ 2014년 1월 24일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한전 본사 부지 전경. /조선일보 DB
◆ 물밑 인수전…삼성 ‘조용’ vs 현대차 ‘적극’

재계에선 국내 기업 중 한전 부지 인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과 현대차그룹 두 곳 정도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인수전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반면, 삼성은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기업 중에서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녹지그룹과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가 한전 부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한전 부지 매입을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 매각에 맞춰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현대차는 서울 성동구 뚝섬에 있는 옛 삼표레미콘 부자에 110층짜리 GBC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지난해 서울시가 이 지역에 고층 건물을 제한하면서 계획이 좌초됐다.

현대차는 GBC를 통해 전 세계 사업장과 수직계열화돼 있는 그룹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고 호텔과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 클러스터 등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의 본사 ‘아우토슈타트’를 벤치마킹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에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에 달하고 소속 임직원은 1만8000명에 이른다. 이중 양재사옥 입주사는 5개사에 불과하고 근무인원도 5000명 안팎에 그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된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 일사불란하고 신속한 경영상 의사결정을 위해 계열사까지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면서 “현재 주요 계열사 본사가 외부 빌딩을 임대해 입주해 있고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 국내영업 본부가 본사와 떨어져 있어 업무 불편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도 한전 부지에 관심이 있지만, 현대차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08년 태평로에서 서초동으로 이전하고 세개 빌딩으로 이뤄진 신사옥을 지었다. 현대차처럼 그룹 차원에서 한전 부지 인수에 참여하기 보다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부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생명은 2011년 한전 부지와 인접한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사들였다. 삼성물산은 2009년에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삼성그룹은 공식적으로는 부지 매입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선 삼성물산 등 일부 계열사 중심으로 다양한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주도적으로 한전 인수전에 참여할 지에 대해선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 8월말 입찰 공고…서울시 강남개발에 가속페달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 인접한 한전 본사는 편리한 교통성과 넓은 부지로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이번에 매각되는 부지는 축구장 12개를 합친 크기다. 지난해 말 기준 공시지가는 1조4837억원으로 현재 시세는 3~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오는 11월 본사를 전라남도 나주로 옮기면서 현 부지를 팔아 부채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쓸 예정이다. 한전 측은 “개인과 법인, 공동입찰 등에 제한없이 입찰을 허용해 헐값 매각이나 특혜 시비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의 본사 부지 개발은 서울시의 강남권 도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코엑스~잠실운동장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전 본사 부지를 포함해 코엑스에서 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업무 핵심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시와 컨벤션, 국제업무, 관광숙박시설 중심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한전 부지 용도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구로 변경할 계획이다. 현재 한전부지는 95%의 제3종 일반주거지역과 5%의 일반상업지역으로 지정돼있다. 앞으로 일반상업지구로 변경될 경우 현재 250% 수준의 용적률이 800%로 높아지며 초고층 빌딩 등을 세울 수 있다.

서울시는 용도 변경 이후 부지의 40% 가량을 기부채납 받아 공공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이나 현대차 모두, 부지 인수자는 인수 금액의 1조~2조원 정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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