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탈북 학생에게 한글을…' 손미진 선생님

by 통준회 posted Jan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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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년 100여명 '한국 학생'으로 키워…국무총리 표창 수상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한국말을 못하는 탈북 어린이들이 크게 늘고 있어 이에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배움의 때를 놓친 탈북 청소년의 교육을 돕기 위한 대안 교육 시설이 많이 있다. 최근 탈북 청소년들의 정착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손미진(44) 선생님이 일하는 '한꿈학교'도 그 중 하나다.

손미진 선생님은 중국 등 제3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오는 탈북 어린이ㆍ청소년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2011년부터 한국어 교육과정을 신설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손 선생님은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몇 년 전 10살 남짓한 탈북 어린이가 학교를 찾았는데 간단한 중국어만 할 뿐 한글을 전혀 못했다"며 "이처럼 부모를 따라 어린 나이에 탈북해 중국 등 제3국에서 오래 생활하거나 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어를 거의 할 수 없다"고 교육과정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런 학생이 급증하는데 한글이 교육뿐 아니라 정착의 기본이기 때문에 한글 교육 프로그램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탈북 학생이라도 북한에서 일정 시간 정규 교육을 받은 학생과 제3국에서 오래 생활한 학생 간 격차는 매우 심해 이에 따른 별도의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손 선생님의 설명이다.

봉사활동하는 한꿈학교 학생들
그는 2009년까지 만학도들에게 국어, 수학 등을 가르치다 우연한 기회에 탈북 교육 자원봉사를 접하게 됐다. 그로부터 7년, 그동안 100명이 넘는 탈북 청년들이 손 선생님의 가르침 아래에서 한국의 고등학생, 대학생이 됐다.

한글을 쓰지 못할 정도로 기초 학력이 낮은 어르신들을 가르치기 위해 공부했던 한국어 교습법과 여러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

새해에도 손 선생님은 선생의 역할 뿐 아니라 가족의 역할도 할 수 있는 한꿈학교를 꿈꾼다.

그는 "연고 없이 탈북한 아이들은 배움 뿐만 아니라 부모와 가족의 부재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다"며 "쉽지는 않지만 이런 아이들에게 가족이 돼 주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의정부시에 있는 한꿈학교는 정식 교육을 받은 시기를 놓친 탈북 학생들을 위해 종교단체에서 2004년 세운 대안학교다. 현재 15∼34세의 탈북학생 28명이 다니고 있다. 홀로 탈북한 무연고 탈북자들부터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했다가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자까지 구성이 다양하다.

한꿈학교는 교육뿐만 아니라 견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해 고려대와 성균관대 합격생들을 배출하는 등 많은 탈북학생의 배움터이자 안식처가 되고 있다. '한꿈'은 큰 꿈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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