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에 넘어간 '비핵화' 공…떠맡은 CVID 구체화

by 통준회 posted Jun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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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폼페이오-北고위급 후속 협상 개최" 약속
물밑협상 총지휘 폼페이오, 공동성명에도 이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의 명운이 걸린 북한 비핵화의 공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 넘어간 분위기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장 다음주부터 북한 고위급과 후속 회담을 통해 공동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비핵화 시간표를 비롯 구체적인 로드맵을 다듬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정상이 공동합의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합의했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측과의 논의를 통해 비핵화 원칙을 구체화하는 책임을 떠 안게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서명한 공동성명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하기로 약속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실시한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다음 단계를 묻는 질문에 "다음주 폼페이오 장관이 세부사항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후속 협상의 당장 다음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간 북미간 물밑협상을 총지휘해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양 정상이 내놓은 공동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외에 합의문에 이름을 올린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유일하다.

북한과 막후 채널을 운영해온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월과 5월 2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하며 이번 정상회담의 밑그림을 설계했다.

이는 2000년 10월 방북해 김정을 국방위원장과 만난 매들린 울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 이후 18년만에 이뤄진 북미간 최고위급 접촉이었다.

1차 방북 당시 국무장관 지명자 신분이였던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후 돌아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주선'했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바통을 넘겨받아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핵심 주역인 셈이다.

이제 폼페이오 장관은 북측과 합의문에 담기지 못한 '완전하고 검정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가운데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VI)' 비핵화 부분을 채워나가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뉴욕에서 벌인 최종 담판과 2차례 방북 등을 통해 이미 큰 틀에서는 북측과 어느 정도 교감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남은 관건은 '속도'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부활절 주말기간(3월31일∼4월1일) 평양을 극비 방문한 당시 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촬영 날짜와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일각에서는 공동성명에서 후속협상의 미측 주체가 폼페이오 장관으로 명시된 것도 북미간 교감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가 아닌 '대화론자'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을 총괄한다는 것을 못박아 북한을 안심시킴과 동시에 그가 약속했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를 재보증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북한이 기피하는 존 볼턴은 안온다는 것을 명확히했다"며 "북한의 불안감을 덜어주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후속협상 카운터파트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협의를 위해 이전까지 실질적 파트너였던 김영철 부장 대신 리용호 외무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리 외무상은 북한 내 최고 핵·군축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리 외무상의 등판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70년 적대관계의 청산을 천명한 북한이 양국간 외교장관을 통한 '정상국가 외교'를 시작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이 협상 전면에 나서기까지는 남은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런만큼 일단은 김영철-폼페이오 라인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고, 본격적인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리 외무상이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8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할 것으로 보여 이 때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간 양자회담이 실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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