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대북제재 위반 제보' 웹사이트 개설…北 '압박'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제재 위반 정보를 제보할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를 새로 개설했다.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팬데믹 이후 북한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웡 부대표는 국무부가 무기 수출, 자금 세탁, 선박 간 환적 등 제재 위반 사례에 관한 제보에 최대 500만 달러(55억원)의 포상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그동안 테러자금 조달, 대량살상무기 획득, 대북 불법 행위 등을 총괄적으로 다룬 '사법정의를 위한 현상금 프로그램(RFJ)'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6월부터 국무부는 대북 제재 위반 사례 제보에 관한 포상금 제도를 도입했지만, 북한의 불법 행위만을 겨냥한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부는 신설 웹사이트에서 8가지 분야에 대한 대북 제재 회피 행위 정보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북한의 군사 무기와 관련 기타 물품의 수출과 선적 행위, 북한 정부의 이익을 위한 전 세계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거래소 등 사이버 보안을 훼손하려는 사이버 작전, 북한산 석탄 수출과 원유∙석유 제품 수입에 관여한 선박 간 환적 (STS)이 해당된다.

국무부는 북한 정부의 수입 창출 목적으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에 관한 정보를 비롯해 이들을 고용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활동을 조장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세탁도 정보 수집 대상이다. 이 외에도 마약 밀매, 상품∙화폐 위조, 북한 정부 지원 목적의 대량 현금 밀수, 대북 사치품 수출을 위한 선적∙운송 행위에 관한 정보도 제공받는다.

국무부는 북한 정부에 의해 자행된 '심각한 인권 유린'에 관한 제보도 받는다.

웹사이트는 영어 외에도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총 21개 언어로 번역돼 있다. 또한 왓츠앱, 시그널, 텔레그램 등 3개의 메신저 앱을 통해 제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1일 VOA에 "새 웹사이트는 국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 전술을 구체적으로 겨냥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무부가 대북 제재 회피 행위의 복잡성과 정교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