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또 대북제재…트럼프, 막판까지 북한 고리로 중국 ‘압박’

by 통준회 posted Dec 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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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는 8일(현지시간)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북한의 석탄 수출에 관여한 6개 해운업체·기관과 4척의 선박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이번에 대북 제재를 받은 6개 업체 중 3개는 중국에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북한 문제를 고리로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 내의 업체들이 유엔 대북제재에 의해 금지된 활동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미 재무부는 이어 “중국 당국은 북한의 석탄 수출을 포함해 유엔이 금지하고 있는 무역에 연관된 기업들과 개인들, 선박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6주 밖에 남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북 제재로 인해 금지된 북한의 석탄 수송에 관여했다”면서 6개의 업체·기관과 4척의 선박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6개 업체·기관 중 한 곳은 평양에 있는 대진무역총회사다. 나머지는 해운·무역회사들로 3개는 중국에 있고, 1개는 홍콩에, 1개는 베트남에 각각 있다. 미 재무부는 이번에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의 해운·무역회사 3개 중 2개는 영국에도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이들 회사의 소유 선박으로, 북한의 석탄 수송에 이용된 아시아 브리지와 럭키 스타·캄 브리지·스타 18 등 4척의 선박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2017년 8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는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특히 미 재무부는 북한의 대진무역총회사가 석탄의 원산지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최소 한 차례 러시아산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또 대진무역총회사가 수천 톤의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을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에 제재 명단에 오른 4척의 선박 중 2척이 베트남을 향해 떠났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외에 다른 나라는 거론되지 않았다.

‘스타 18’은 송림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베트남의 항구로 떠났고, ‘럭키 스타’는 북한의 항구에서 석탄을 적재하고 베트남을 향해 출발했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또 ‘아시아 브리지’는 북한의 항구에서 수리를 받았고, ‘캄 브리지’는 원산항에서 어딘가로 떠났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북한은 석탄 수출을 금지한 유엔 결의안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면서 “(석탄 수출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수입원”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북한 정권은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석탄을 포함한 광산업에 강제적으로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제재에는 ‘오토 웜비어법’도 근거조항이 됐다. 웜비어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으로 돌아온 뒤 사망했던 대학생으로, 그의 이름을 딴 강력한 대북제재 조항이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대북 제재에서 북한의 석탄 수출을 문제 삼으면서도 중국을 정면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지만 중국을 끝까지 옥죄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7일 중국의 최고입법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 전원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우리로 치면 국회부의장들에 제재를 가한 것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최근 중국을 향해 대북 제재 이행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강도 높은 조치를 연이어 내놓는 것이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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