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무역절벽 내몰린 북한…북중·북러 교역 바닥

by 통준회 posted Dec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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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의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북한경제가 초유의 무역절벽에 내몰렸다. 핵개발 이후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은 중국·러시아 등과 최소한의 무역을 유지해왔는데, 최근에는 제재 대상이 아닌 물품의 수출입마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경제의 위축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러시아 연방 관세청(Federal Customs Service)에 따르면, 지난 10월 북한의 대러 수입은 전월대비 81%, 수출은 51%가 감소했다. 수입을 항목별로 보면 의약품이 24만3500달러(약 2억7000만원), 식량은 5500달러 규모로, 올해 들어 월간 단위로 최소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7월 러시아에서 79만9000달러어치의 의약품을 들여왔으며, 6월(40만3000달러)과 5월(28만8000달러)에도 상당량을 수입한 바 있다.

북한경제 전문가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지난 12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유엔 제재가 막지 않은 물품의 수출입마저 감소했다"면서 "제재를 넘어선 경제적 파장이 북한 내에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대외교역량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도 이미 급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0월 북·중무역 규모가 166만 달러로, 작년 10월 대비 99.4% 감소했다고 밝혔다. 9월(2080만 달러)보다 92%가 줄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저액이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로 방역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의 수출입 감소는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과 내년 1월 소집 예정인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수출입 교역도 줄였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코로나로 인한 무역절벽이 현실화하면서 북한 계획경제의 실패를 보완해오던 시장경제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력·물자의 이동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시장이 제기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당국은 현 상황에서 뚜렷한 경제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80일전투'라는 추상적 목표를 내걸고 주민 동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정세와 정책 12월호(2020년 김정은의 경제정책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경제는 생산 감소와 시장의 위축으로 상당한 경제적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경제가 개혁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과거의 힘들었던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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