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새판' 짜는 한미…이들 맞이할 北 외교라인은 언제?

by 통준회 posted Jan 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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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한미 양국의 새로운 외교라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비핵화 협상 재개시 이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을 북한의 외교라인도 재구성될지가 주목된다.

북한은 최근 개최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했으나, 외교 부문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난 11일 공개된 당 대회 공보에 따르면 외무상에는 리선권이 자리를 유지한 것이 확인됐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직급이 낮아졌다. 다만 외무성 내 직책의 변동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해 초 외무상에 발탁된 리 외무상은 전문 외교관이 아닌 군부 출신의 '대남라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 바 있다. 그간 군 혹은 대남라인 출신이 외교를 총괄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이 한동안 '대미 협상'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리 외무상 임명을 통해 간접 노출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경제난 '정면 돌파전'을 국가 기조로 내세웠던 상황과 맞물려 외부보단 내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북한이 새 '대미 라인'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아울러 최 제1부상과 함께 대미 정책 수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던 김여정 당 부부장의 외교 부문 약진도 예상됐으나 대대적 인선을 단행한 당 대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이는 북한이 현재의 대외 기조를 아직 바꿀 뜻이 없는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북한이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서게 된다면 외교라인 구성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선 리 외무상을 대신해 전문 외교관이 다시 외교 수장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실무협상을 선호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고려해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인사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임인 리용호 외무상은 현재 일선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그가 복귀가 불가능한 처분을 받았는지, 향후 일선 복귀가 가능한 상태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는 미국의 전통적인 대미 외교 전문가 중 한 명인 만큼 향후 복귀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최 제1부상의 입지 변화도 주목된다. 그는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 수행단으로 참가했으며 해당 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에 대표로 참석한 경험도 있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여겨졌다. 향후 북한이 대미 라인을 본격 정비하게 된다면 주요 인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 김 부부장의 향후 행보도 주요 관심사다. 그는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 빠지고 부부장으로 강등되긴 했지만, 언제든 지위가 복원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해 대남 담화를 내고, 최 제1부상과 함께 대미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북한의 '외치'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엔 당 내 지위 하락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자신의 명의로 대남 비난 담화를 공개하며 여전히 '대남 총괄'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담화 등을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내며 대미 협상을 총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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