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태도 안 바뀌면 계속 무시하겠다" 비난 담화 발표(종합)

by 통준회 posted Mar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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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8일 미국의 '접촉' 사실을 확인하며 이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조선(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하겠다면서 싱가포르와 하노이와 같은 기회는 다신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2월 중순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전자우편과 전화통보문을 보내오면서 우리와의 접촉을 요청하였으며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응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최 제1부상은 북미가 대화를 하려면 양측이 먼저 동등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 앉아 말을 주고받을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 나온 소리는 광기 어린 '북조선 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미 백악관·국무부·재무부·법무부 등이 북한 억제나 추가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북한에 반대하는 국제회의를 소집하는 등 "강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주 개시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서도 "미 군부는 은근히 군사적 위협을 계속 가하고 숱한 정찰 자산들을 동원하여 우리에 대한 정탐행위를 감행하고 있으며 내외의 한결같은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겨냥한 침략적인 합동군사 연습을 버젓이 벌려놓았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은 "한사코 우리를 헐뜯고 걸고드는 버릇 또한 고치지 못한것 같다"며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놓고도 "그 무슨 '인도주의 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어놓았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한일 순방을 언급, "일본을 행각한 미 국무장관이 여러 압박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하였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라고 부연했다. 한미 '2+2' 회담을 예의 주시하며 추가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제1부상은 "우리와 한번이라도 마주앉을 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새 정권이 시작부터 재미없는 짓들만 골라하는 것을 꼼꼼히 기록해두며 지켜볼 것이다. 조미접촉을 시간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싸구려)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되어 있는 미국과 마주앉아야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며 이른 시기에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의사가 없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이 즐겨 써먹는 제재 장난질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줄 것"이라며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실무협상 대표였던 최 제1부상은 올해 초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직급이 강등됐다. 다만 외무성 내 직책 변동은 없었고 강등 뒤에도 역할은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던 작년 7월4일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라는 내용의 대미 담화를 발표한 뒤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국가정보원은 최 제1부상이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대미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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