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쿠바·베트남·라오스에도 친서…반미전선 구축

by 통준회 posted Mar 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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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 이어 쿠바·베트남·라오스 최고지도자에게 이례적으로 구두친서를 보내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사회주의 국가 간 연대를 통해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에 구두친서를 보내 지난 1월 진행한 노동당 제8차 대회 내용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구두친서에서 “국방력 강화와 북남관계, 조미(북미)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들을 토의 결정한 데 대하여 상세히 언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대형 투시도를 옆에 두고 두 손을 모은 채 흡족한 듯이 웃고 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먼저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제1비서에게는 “쿠바와의 전략적이며 동지적인 단결과 협조의 유대를 공고·발전시키고 반제공동 투쟁을 과감히 전개해 나가려는 당의 의지”를 강조했다.

베트남 주석에 보낸 친서에서는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북한과 베트남 관계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 결정한 사실을 밝히면서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한 투쟁의 한길에서 베트남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강화 발전”할 것을 표명했다.

라오스 총리에게도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한 투쟁의 한길에서 라오스와의 동지적이고 형제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구두친서를 교환하고, 적대세력의 도전과 방해에 대응해 ‘북중 단결’을 강화하자고 밝힌 바 있다.

눈여겨볼 점은 북한이 중국도 아닌 사회주의 국가 최고지도자들에게 줄줄이 구두친서 형식의 당대회 결과를 전달한 것이다.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천명한 것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올초 사업총화 보고에서 “사회주의 나라와의 관계를 가일층 확대·발전시키고 혁명적 당과 진보적 당과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며 세계적 범위에서 반제공동투쟁을 과감히 전개해 국가의 대외적 환경을 더욱 유리하게 전변시켜 나갈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또 미국을 향해서는 ‘선대선·강대강’ 원칙을 내세웠다.

특히 아시아 순방을 마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북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중국을 비롯한 정통 사회주의 국가에 손짓하며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말레이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자국민을 인도하자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단교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인권 문제로 함께 압박을 받는 중국·러시아의 편에 서면서 ‘반미·반EU’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중국과 러시아도 전날 외교장관 공동 성명을 통해 EU를 비롯한 서방국가에 인권을 빌미로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며 날 선 반응을 내놨다. 북한 역시 EU의 인권 제재에 대해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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