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 건설 실패했던 김정은, '1만 주택'은 성공할까

by 통준회 posted Mar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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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3일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맡겨진 생산과제를 제 기일에 원만히 수행'하라고 주문했다. 경제와 민생을 강조한 김 총비서의 올해 첫 현지지도는 작년 '실패'로 끝난 평양종합병원 건설 사업을 닮아 있어 이번엔 성공을 거둘지 관심을 끈다.

평양시 주택 건설은 올 1월 열린 당 제8차 대회에서 김 총비서가 새로운 5개년 국가경제발전 계획기간 건설부문 기본 과업으로 제시한 내용이다. 그는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역량을 집중해 올해부터 매년 1만 세대 살림집을 건축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비서는 이 사업을 '인민들에게 보다 문명한 생활조건을 제공해주고 나라의 면모를 일신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다음 달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평양시 주택 계획이 당 대회에서 결정한 목표보다 낮게 세워졌다고 비판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도 착공식 연설에서 주택 건설은 인민 생활과 직결됐으며 근로자들을 위한 당의 숙원 사업이라고 재차 짚었다. 당 대회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첫해의 중대한 정치적 사업이니 무조건적으로 추진하라고 했고, 도전과 장애가 있는 '혹심한' 상황이나 "아름찬 건설과제를 얼마든지 실행할 수 있는 자신심과 경험, 밑천이 있다", "대건설 전투의 성과 여부는 직접적 담당자인 지휘성원들과 인민군 군인들, 건설자들에게 달려 있다"면서 성과를 촉구했다.

이 같은 김 총비서의 모습은 작년 3월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그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은 인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신시키고자 하는 당의 숙원사업이며, '정면 돌파전' 첫해 진행되는 건설 중에서도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종합병원 건설을 인민보건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계획했던 모든 건설사업 일정을 미루고 병원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당 창건 75돌(10월10일)까지 세우라고 지시했다.

또 공사 과정에 많은 애로와 난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 기일 안에 공사를 완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적극 투쟁한다면 공사 과정에 부닥치는 난관들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행한 간부들과 직접 첫삽을 뜨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총비서의 야심 찼던 계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착공 한 달 만에 기초 콘크리트 공사를 50% 완료하는 등 초기 공사는 빠르게 진행됐지만 속도는 갈수록 느려졌다. 작년 9월을 마지막으로 병원 건설 진척 상황과 관련한 보도는 자취를 감췄다.

고층 건물을 몇 개월 사이에 완공하라는 애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했던 데다가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해도 피해를 줬다. 건물이 지어진다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탓에 의료기기 등 운영에 필요한 물자 확보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점도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북한이 중대한 사업으로 내세운 평양 주택 건설도 평양종합병원 사업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 건설은 의료 설비 지원 등과 달리 북한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추진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 총비서는 이를 의식한듯 이날 연설에서 작업 일정이 지체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재나 설비 생산과 수송 등을 제때 진행하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완공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5개년 계획 동안 5만 세대, 해마다 1만 세대'라는 다소 모호한 목표를 제시한 것도 '실패'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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