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김일성 북한 주석이 한국과 소련 간 수교 움직임에 '대사관 인원 제외 모든 사절단 전원 철수' 카드를 꺼내들며 소련을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28일 30년이 지나 기밀이 해제된 1990년도 외교문서 2090권(33만여쪽 분량)을 원문해제(주요 내용 요약본)와 함께 일반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989년 1월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간 쌍용건설의 초청으로 방한한 미카엘 스테클로브(michael steklov) 소련 연방사의 고문은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 측과 면담했다.
면담에서 스테클로프 고문은 같은 달에 이뤄진 셰바르드나제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며 김일성 주석과 소련의 대한국 정책에 대한 심각한 의견 대립이 있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스테클로프 고문은 김 주석이 "만일 소련이 헝가리식 대한국 관계정상화 시에는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 이외 공식사절단을 전원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어떠한 형태의 정부 접촉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소련 연방상의와 코트라간 협력차원의 공식관계 유지와 전면적인 경제규류는 공식적으로 공개리에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귀국 후 북측의 입장을 소련에 전달하고 "당분간 한국 정부 당국과 일체 접촉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련 방문(1989년 1월7일) 시 경제부서 장관의 면담도 주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예외 사안'으로 북측에 설명했던 소련 연방상의와 코트라간 협력은 계속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1989년 4월3일 소련 연방상의 서울사무소가, 그해 7월에는 코트라 모스크바사무소가 각각 개소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러시아의 개혁을 불러일으킨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다.
그는 당초 한-소 수교에 반대했으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수교 결심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 1990년 9월2일 북한을 재차 설득하러 방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주석은 당시 셰바르드나제 장관을 아예 만나지 않는 등 문전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푸대접'이 소련이 한국과 수교를 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 중 하나가 됐다는 설도 있다.
아울러 김 주석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헝가리 사례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1989년 2월1일 헝가리가 대한민국과 수교한 것을 말한다. 헝가리는 당시 공산권 국가 중에서 한국과 최초로 수교를 맺은 국가다.
한국과 소련은 1990년 9월30일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당시 30억달러 차관제공을 포함해 자원·과학기술·수송·통신 분야 등 전방위 분야의 각종 협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교부는 1994년부터 28차에 걸쳐 총 3만여권의 외교문서를 공개해 왔다. 공개된 외교문서의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이번에 공개된 1990년 외교문서는 한-소 수교, 한국 UN가입 추진, 노태우 전 대통령 방미, 한·소 정상회담, 한국-불가리·체코·동독·루마니아 수교 등 내용이 담겨있다.
외교문서 공개목록과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 연구기관 및 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외교사료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ntiger@news1.kr
외교부는 28일 30년이 지나 기밀이 해제된 1990년도 외교문서 2090권(33만여쪽 분량)을 원문해제(주요 내용 요약본)와 함께 일반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989년 1월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간 쌍용건설의 초청으로 방한한 미카엘 스테클로브(michael steklov) 소련 연방사의 고문은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 측과 면담했다.
면담에서 스테클로프 고문은 같은 달에 이뤄진 셰바르드나제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며 김일성 주석과 소련의 대한국 정책에 대한 심각한 의견 대립이 있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스테클로프 고문은 김 주석이 "만일 소련이 헝가리식 대한국 관계정상화 시에는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 이외 공식사절단을 전원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어떠한 형태의 정부 접촉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소련 연방상의와 코트라간 협력차원의 공식관계 유지와 전면적인 경제규류는 공식적으로 공개리에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귀국 후 북측의 입장을 소련에 전달하고 "당분간 한국 정부 당국과 일체 접촉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련 방문(1989년 1월7일) 시 경제부서 장관의 면담도 주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예외 사안'으로 북측에 설명했던 소련 연방상의와 코트라간 협력은 계속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1989년 4월3일 소련 연방상의 서울사무소가, 그해 7월에는 코트라 모스크바사무소가 각각 개소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러시아의 개혁을 불러일으킨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다.
그는 당초 한-소 수교에 반대했으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수교 결심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 1990년 9월2일 북한을 재차 설득하러 방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주석은 당시 셰바르드나제 장관을 아예 만나지 않는 등 문전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푸대접'이 소련이 한국과 수교를 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 중 하나가 됐다는 설도 있다.
아울러 김 주석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헝가리 사례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1989년 2월1일 헝가리가 대한민국과 수교한 것을 말한다. 헝가리는 당시 공산권 국가 중에서 한국과 최초로 수교를 맺은 국가다.
한국과 소련은 1990년 9월30일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당시 30억달러 차관제공을 포함해 자원·과학기술·수송·통신 분야 등 전방위 분야의 각종 협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교부는 1994년부터 28차에 걸쳐 총 3만여권의 외교문서를 공개해 왔다. 공개된 외교문서의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이번에 공개된 1990년 외교문서는 한-소 수교, 한국 UN가입 추진, 노태우 전 대통령 방미, 한·소 정상회담, 한국-불가리·체코·동독·루마니아 수교 등 내용이 담겨있다.
외교문서 공개목록과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 연구기관 및 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외교사료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ntiger@news1.kr